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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가 만든 알기 쉬운 개인정보 처리 방침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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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연지
    작성일Date 21-12-10 16:17

    본문

    "어린이가 만든 알기 쉬운 개인정보 처리 방침"
    - 카카오, 김연지 CPO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더 디지털 이해도가 높다.

    인간은 뇌에 미리 만들어진 것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태어난다. 그 후로 아이의 유전자는 놀라울 정도로 주변 환경에 따라 조절된다. 예를 들어, 태어나서는 모든 언어의 말을 할 준비가 되어있지만 한 언어 사회에서 일정 훈련 시간을 지나면 뇌의 배선과 발음하는 방식이 한 언어에 고착된다. 필요 없는 것은 버리고 중요한 것을 강화하는 것이다. 얼굴을 알아보는 과정도 비슷하다. 다양한 민족에 노출된 아이는 모든 얼굴을 구별할 수 있으나, 한 민족 안에서만 자란 아이는 다른 민족의 세밀한 얼굴 차이를 구별하기 힘들다. 나미비아 함바족은 타인을 인식하는 방식 자체가 우리와 다르다. 함바족은 상대가 미소 지으면 그 행동 뒤의 심리적인 것들을 추론하지 않고, 미소라는 행동 그대로 나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라나면서 인지체계를 자신의 환경과 문화에 맞추게(문화적응 acculturation) 된다.(*1)

     

    어른들은 아날로그 세대로 태어나, 세상의 발전에 따라 디지털 기술들을 아날로그 세상의 체계를 돕는 도구로 사용해 왔다. 이와 달리, 이 시대 어린이들은 디지털 세대로 태어났다. 기성 세대와 어린이는 다른 환경과 경험에 노출되어 경험을 쌓아 왔기에,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나 인지 체계부터가 서로 다를 수 있다. 이 시대 어린이들은 아기 때부터 종이 잡지책을 디바이스로 여기고 손가락으로 핀치하며 확대하려고 했고, 명령어는 음성으로 입력하고, 검색과 학습은 동영상을 통해 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친구들과의 소통하는 놀이조차도 코로나를 맞아 화상채팅과 온라인 게임을 통해 경험하고 있는 세대다. 서로를 살피는 것을 배워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마스크를 쓰게 되면서, 타인을 이해하는 인지체계는 얼굴 표정을 대체하는 다른 감각에 의존하는 방식을 찾아 방향을 틀고 있을 수도 있겠다.


    디지털 사회 규범도 born digital 세대에서는 기성세대와는 다른 형태로 이미 형성되고 있을 수도 있다. 기존에는 사람들을 만나면 인사하는 예의가 사회 구성원 전체를 아우르는 사회적 예의였다면, 지금 어린이들의 디지털 세계에서는 어떤 예의가 형성되고 있을까. 법과 규제는 최소한의 기준일 뿐, 세상은 해당 사회 구성원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아는,기저가 되는 약속에 기대어 굴러간다. 기성 세대는 디지털 세대의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아는 약속'을 인지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MIT 물리학 교수이자 FLI(*2) 설립자인 맥스 테그마크는 Life 3.0 에서 생명을 세 단계로 구분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진화의 방식을 통해서만 발전하는 형태인 라이프 1.0(생물학적으로 진화), 하드웨어는 진화를 통해야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설계할 수 있는 형태인 라이프 2.0(문화의 힘으로 진화), 그리고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도 설계할 수 있는 생명 형태인 라이프 3.0(기술의 힘으로 진화)이다. 우리는 2.0의 끝자락, 3.0의 초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라이프 3.0의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우리 아이 세대는 그 시대를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 때가 되면, 그 시대의 사회 규범을 지금의 어른들은 배워야 할 것이고, 지금의 아이들은 이미 체화되어 느낄 것이다. (*3)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올해 2,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공정한 디지털 환경에 참여하도록 촉진하고 보호하자는 내용으로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 권리'(*4)라는 논평을 발표했고, OECD 1월 디지털 환경의 위험에 대한 보고서(*5)에 이어, 5월에는 아동보호와 디지털 환경이 주는 기회와 혜택을 함께 지켜가야 한다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에 관한 개정 권고안&(*6)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여러 기관의 방향성을 비롯해서, 아동의 디지털 생활에 대해 어느 때보다 관심과 우려가 높다.

     

    카카오에서는 지난 9월 어린이들을 위한 '알기 쉬운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오픈했다.

    https://www.kakao.com/policy/privacyPolicy/easy

    어린이와 청소년이 쉽지 않은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끝에 어린이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접근법이라 판단했고, 어린이 8분을 자문단으로 모셔서 어린이와 함께 만들었다.

    - (영상) 어린이들의 알기 쉬운 개인정보 처리 방침 제작기 - https://tv.kakao.com/channel/3660511/cliplink/423729384

    - 카카오 Privacy 브런치,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알기 쉬운 개인정보 처리 방침 - https://brunch.co.kr/@kakao-it/411

    - 2021 ifkakao 컨퍼런스, 어린이를 위한 개인 정보 보호 콘텐츠 - https://if.kakao.com/sessio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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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과 함께 과정을 진행하면서, 어린이들의 이해도가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른들이 기회만 마련해 준다면, 규제에 있어서도 어린이들이 그들의 생각을 담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성 세대가 할 수 있는 것은, 가르치고 이끈다기보다는, 이미 안정적으로 자리 잡힌 세상의 원리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것일 것이다. 다음 세대가 잘 이해한 후 그 세대에 맞는 규범으로 다듬어갈 수 있도록. 특히나 디지털 세상에 있어서는 기성 세대와 다음 세대가 서로 다른 도메인의 세계(예를 들어 기성 세대는 포털 서비스, 다음 세대는 메타버스 서비스 등)를 경험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리사 펠드먼 배럿

    *2 Future of Life (https://futureoflife.org/) : 인류가 직면한 전 지구적 재앙 및 실존적 위험(특히 AI)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 조직

    *3 Life 3.0 - 맥스 테그마크

    *4 https://www.ohchr.org/EN/HRBodies/CRC/Pages/GCChildrensRightsRelationDigitalEnvironment.aspx

    *5 https://doi.org/10.1787/9b8f222e-en
    *6 https://legalinstruments.oecd.org/en/instruments/OECD-LEGAL-0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