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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에서 아동보호와 새로운 서비스 모델, 그리고 정책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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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범수
    작성일Date 21-11-02 14:45

    본문

    "온라인에서 아동보호와 새로운 서비스 모델, 그리고 정책"

    김범수,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원장, OECD 데이터거버넌스-프라이버시 부의장



    디지털 혁신과 비대면 서비스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아동의 인권 및 프라이버시 보호 필요성과 이를 위한 대응책들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9월3일에 미국의 애플(Apple)사는 음란물 특히, 아동 성착취물(CSAM, Child Sexual Abuse Materials) 확산 방지를 위해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는데, 이에 대해 다수 국가의 전문가들로부터 반대와 우려의 공개서한을 받게 되었다. 그 결과, 애플은 고객, 전문가그룹, 학계 등과 협력하여 이 서비스 방법을 더 개선하는 쪽으로 신규 서비스 추진방향을 결정하였으며, 이 아동영상보호 서비스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나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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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아동 성착취물 경고메시지 (출처: apple.com/child-safety) 



    아동에 대한 정보보호, 온라인 안전 이슈가 최근에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가장 먼저 아동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법(COPPA)을 통해 13세 미만 아동 정보처리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보호해왔다. 대한민국도 2001년부터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주요 민간 영역에서는 아동 정보보호의 원칙을 강조하여 왔다. 또한 국내 개인정보보호보법에서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고객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 14세 미만의 아동이 있는 경우,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법제화 과정에서 아동의 온라인 서비스 사용에 대한 정부기관 규제의 실효성, 이용자 피해 구제 등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루어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민단체, 전문가 등은 현실에 맞는 실효적이고 효과적인 제도가 있는지를 문제 제기하고 있다. 


    국제기구 중 하나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정책 보고서에는 아동보호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권고하고 있다. 우선 2012년 온라인 환경에서 부각된 아동에 대한 위험을 인지하고 아동의 정보 보호 권고안을 마련하여 회원국들이 따르도록 하였다. 다른 정보보호 이슈에 가려서 주요 이슈로 OECD에서 다루기조차 힘들었던 시기도 있으나, 당시 정태명 정보보호작업반(WP SPDE) 부의장이 일본 등의 대표를 강하게 설득하여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에 대한 정책마련이 지속되도록 큰 역할을 하였다. 


    최근에는 영국, 헝가리, 프랑스, 덴마크, 이탈리아 등 OECD 주요 국가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협력하여, 새로운 온라인 아동보호 프레임워크와 정책을 합의하고 금년 5월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정책 제안에서는 아동들이 음란 문자, 사이버그루밍, 사이버폭력, 악성 댓글, 오프라인과 연계된 온라인 폭력 등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이러한 위험으로 벗어날 수 있도록 부모, 기업, 국가 등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범국가적 국제협력과 더불어, 디지털 서비스 제공자들도 이 가이드를 적극적으로 따르고 아동 보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애플도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회적 약자의 보호, 최소한의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해 AI 기술을 접목하여 성착취물 검색, 통지 등을 지원해주는 서비스를 기획하였다. 그러나, 국제적인 프라이버시 전문가 그룹이나 단체 등으로부터 해당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이끌어내는 것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문제점으로 제기된 것은 성착취물에 대한 이미지/영상 검색 및 매칭 기술의 활용은 국가나 정부가 이러한 기술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 기업으로서 대응하기 어렵다는 또다른 프라이버시 위험을 야기하고 많은 국가나 정부가 애플도 공권력앞에서 개인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세계 아이폰, 아이클라우드 사용자들에게 이러한 서비스가 동시에 적용되기 보다는 미국 등 특정 국가에서 먼저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과 동영상 정보를 스캔하고 해쉬값을 비교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보 유출, 프라이버시 유출 또는 서로 다른 사진을 같은 사진으로 분류하는 AI 오류 이슈 등을 문제 삼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기술적 이슈에 대한 설명과 설득이 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정보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이러한 과정은 전문가 그룹, 학계, 관심있는 개인 등과 포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프라이버시 기술 전문가 등이 새로운 기술, 서비스 및 플랫폼을 개발하였을 때, 그 장단점을 프라이버시 법제도 전문가, 시민단체 등 내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문제점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상당기간 진행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정임에 공감하여야 한다. 


    또한, 성정체성 혼란을 겪는 아동에 대해 부모나 특정인에게 그 사실을 애플의 서비스가 알려줄 경우 이 자체가 큰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는 경우도 있다. 법정대리인으로 부적합한 부모의 역할과 책임, 또는 아동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의 권리에 대한 이슈는 각국의 현행 법 체계 내에서도 해결하기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 구체적인 피해와 아동의 권리보호 사례에 대하여 더 많은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 이기도 하다.


    아동 등 사회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은 국가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지속될 수 있다. ESG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시대상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온라인 아동보호에 대한 노력은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경쟁에서 필요불가결하게 느껴지는 시대로 점차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애플의 새로운 시도는 당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 더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로 고도화되어 많은 국가에서 아동들이 보다 안전하게 온라인을 사용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이 애플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하여 기획한 서비스를 무조건 취소하거나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서비스 개선하여 위험을 회피하고 신뢰를 높일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 새롭고 효과적인 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비스를 보다 안전하도록 고도화 시킨다면,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경쟁자보다 더 많은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 기업에서 더 효과적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동보호 관련 기술과 제도를 개발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아동보호 서비스가 발전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