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한국 CPO 포럼
회원가입 로그인
  • Let’s Privacy
  • Privacy Column
  • Let’s Privacy

    Privacy Column

    Leader's Opinion

    회원사들의 개인정보보호 관련 컬럼 으로 구성됩니다.


    ‘야누스의 두 얼굴’과 데이터 3법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고정현
    작성일Date 20-01-07 00:00

    본문

    우리은행 고정현 상무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시작되었다. 우리에게 새해를 알려주는 달력은 자연의 섭리와 주기를 토대로 인간이 수천 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뜨고 지는 해와 달을 관측해서 만든 대단한 발명품이다. 원래 로마시대 달력의 1년은 304일로 10개월로 나뉘어졌다가 기원전 713년 즈음에 전설적인 인물인 로물로스의 후계자인 누마 폼필리우스 왕이 1월과 2, 두 달을 추가해서 1년이 354일인 음력 달력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의 영어 단어인 ‘January’는 대문을 뜻하는 라틴어 야누아(Ianua)에서 유래되었다. 일반적으로 1월은 로마 신화에 시작과 변화(starts and changes)를 상징하는 야누스 신에 근거한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가 종종 사용하는 말 가운데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과 관련된 표현이 있는데 이종 하나가 야누스의 두 얼굴이다. 야누스는 집이나 도시의 출입하는 곳을 관장하는 신으로 당연히 두 곳을 보아야 했기에 두 개의 얼굴을 가져야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야누스는 문지기로 전락하였고,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이중적인 사람을 비유하는 말 쓰이고 있다.

     

    최근데이터 3개정안국회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고,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두고 있다. 데이터 3법이란 개인정보를 규율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세 가지 법률의 개정안을 포괄해 부르는 용어다. 데이터 3법의 핵심은 IT, 금융, 유통 등 산업 전반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규제의 문턱을 낮추자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가명 처리하고 이를 기업들이 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이다.

     

    이러한 데이터 3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를 반대하는 측이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쟁점은 가명정보 도입에 관한 것이다. 개정안에서는 가명정보를 상업적 목적의 통계 작성 및 산업적 연구를 목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제공·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그 범위와 판단 기준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을 경우 데이터 활용 기업들의 자의적 판단을 초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가명정보의 심각한 오·남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이 보편화되고 있는 4차 산업 혁명속에서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은 전 세계적 추세이며 이번 데이터 3법 개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변화가 기대된다.

     

    첫째, 빅데이터 활용 및 데이터 융합 활성화를 통해 4차 산업의 혁신 성장과 맞춤형 금융서비스 출현 등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이다. 미국·중국 등 해외 주요국들은 대량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 산업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으며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 등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증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동자 운행정보를 기반으로 한 보험료 산정시스템을 도입하여 최대 30%까지 보험료를 할인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는 통신정보, 온라인 쇼핑정보 등을 활용하여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한 청년, 주부 등을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둘째,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 비금융정보 전문CB 도입 등 신용정보산업 규제체계 정비 등을 통해 금융분야 데이터 산업이 육성되고 다양한 핀테크 기업이 출현할 것이다. 현재 주요 핀테크 기업 들은 제한적인 정보통합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향후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상품 추천에 대한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정보활용 동의제도 개선, 프로파일링 대응권 및 개신용정보 이동권 도입 등을 통해 정보주체가 알고 동의하며 본인정보를 능동적으로 관리·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다.

     

    데이터 규제 3법 개정을 통해 데이터 경제 혁신의 토대를 만드는 것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신뢰 없이는 빅데이터 산업과 같은 데이터 경제의 성장도 어렵다. 개인정보의 활용과 보호를 동시에 높이는 새로운 법제도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로 놓여 있다.

    서로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는 야누스의 두 얼굴이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 인격자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과 변화를 상징하는 신으로서 한쪽은 앞을 바라보고 다른 쪽은 뒤를 바라보아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신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새해 들어 해보게 된다.